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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쑥쑥]수업탐방-'선녀와 나무꾼' 모의재판
선녀의 결혼 결정에 대해 생각해볼까...화를 내서라도 옷을 받아야죠...운명같은 것일 수도 있잖아요
통합논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됨에 따라 다양한 독서와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토론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까치글짓기'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토론수업을 한다고 해서 수업내용을 들여다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 전래동화<선녀와 나무꾼> 토론하기
오늘 수업의 목표는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가치관과 행동을 현대의 눈으로 재해석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자칫 케케묵은 옛이야기로 치부해 버릴 수 있어 대중가요 '선녀와 나무꾼' 노래로 수업을 열었다.
아정 : 저, 이 노래 많이 들어봤어요. 아빠가 노래방에서 부르신 적이 많아요.
선생님 : 그럼 너희들, 이 노래 가사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니? 예를 들면, 나무꾼이 선녀와의 이별로 슬픔에 빠져 있는 건 어떻게 생각해?
혜지 : 그럴 자격이 없어요. 처음부터 사기 쳐서 결혼한 거잖아요.
이번에는 각각의 등장인물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본문을 단락별로 읽어 나갔다.
<사슴의 행동 평가하기>선생님 : 사슴은 나무꾼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서 선녀와 결혼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구나. 그런데 이 방법은 과연 옳았다고 할 수 있을까?
아정 :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 같아요.
수빈 : 은혜를 갚으려는 마음은 좋은데 방법이 잘못 되었어요.
혜지 : 나무꾼에게 결혼할 수 있는 조건만 만들어 주면 되었을 텐데…부자로 살게 한다든지, 좋은 직업을 갖게 해 주고 , 결혼할 상대를 고르는 건 나무꾼이 직접 하게 해야죠.
채영 : 그래도 은혜를 갚으려면 상대방의 원하는 걸 들어줘야 하니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나무꾼과 선녀의 결혼관 비판하기>선생님 : 결국 나무꾼은 사슴이 일러 준대로 행동으로 옳기는데, 이때 마음이 어땠을까?
수빈 : 어머니를 편하게 해 드릴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했겠죠.
채영 : 그러고 보니, 아내에 대한 애정보다 어머니에 대한 효심으로 결혼을 하려 한 게 아닐까요?
선생님 : 그럼, 이런 상황에서 나무꾼과 결혼하기로 한 선녀의 결정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자.
수빈 : 결혼하는 이유가 어이없어요. 단지 선녀옷을 빼앗겼기 때문이라니…친구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잖아요. 하늘로 돌아갈 방법을 찾을 수도 있고…
채영 :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했어야죠. 화를 내어서라도 자기 옷을 먼저 돌려받고 남편감으로 괜찮을지는 그 뒤에 판단해야 돼요.
혜지 : 선녀의 생각에도 문제가 있어요. 잘 생긴 사람을 남편으로 가지는 것이 자랑스런 일이라고 생각하다니, 성격이 어떨지도 모르면서 외모만으로 판단하잖아요.
아정 : 운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첫눈에 반하는 것처럼.
아이들의 열띤 논쟁은 식을 줄 모른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반대 입장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소신있게 자기 생각을 밝힐 줄 아는 아이들이 대견스럽기만 하다.
<선녀의 행동 돌아보기>선생님 : 우여곡절 끝에 결혼한 선녀는 그 후 한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구나. 그러나 날개옷을 보자마자 자식들을 데리고 하늘나라로 떠나버렸는데 이러한 행동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 수 있겠니?
채영 : 이해가 돼요. 자기 부모님도 보고 싶고 하늘나라에서의 생활도 너무나 그리웠겠죠.
수빈 : 자식은 버릴 수 없으면서 남편은 쉽게 포기한 걸 보니 나무꾼을 사랑하지 않았나봐요.
아정 : 남편과 시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방법을 생각해 봤어야죠. 어쨌거나 결혼을 했으니 가족에게 할 도리는 지켜야 된다고 생각해요.
혜지 : 한마디로, 옳지 않아요. 엄마라면 자기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가정을 지켜야죠. 특히 아버지와 헤어지게 만든 건 아주 큰 잘못이에요.
<나무꾼의 행동 돌아보기>선생님 : 이번에는 어머니를 홀로 남겨둔 채 아내와 자식들을 만나러 간 나무꾼에 대해 비판해 보자.
수빈 : 어머니만을 남겨두고 떠난 것은 잘못이에요. 두레박을 함께 타고 가면 되는데.
채영 : 그럴 만도 해요. 한 시라도 빨리 아내와 자식들을 만나고 싶었겠죠.
혜지 : 단순하고 충동적인 사람이에요. 사슴이 하는 말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걸 보면.
아정 : 자신이 당장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려고 아무 말 없이 어머니를 떠나다니, 불효를 저지른 셈이에요.
이후, 모의재판 활동을 통해 각 등장인물의 행동을 변론해 봄으로써 입장을 바꿔 상대방을 이해하는 눈도 키웠다. 과거에는 은혜를 입으면 갚는 것이 도리라는 것, 성실하게 살면 반드시 복을 받게 된다는 것 등이 전래동화의 주된 교훈이었으나 현대에 와서 옛 이야기들을 재평가함으로써 관습적으로 인정받아오던 잘못된 가치관들을 바로 잡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까치글짓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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