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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움이 '몽실언니' 수업 후
어렸을 때 나는 '강아지똥'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지은 작가 이름은 권정생 선생님이시다. 이 선생님께서는 1937년 일본에서 태어나셨고 해방 직후에 귀국하셨다.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활동을 시작하셨으며 많은 동화를 쓰셨다. 그 중 '무명저고리와 엄마', '강아지똥', '몽실언니', '짱구네 고추밭 소동'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쓰셨다. 이들 이야기의 주인공은 하나같이 불쌍한 존재이다. '몽실언니'는 전쟁 때 혼자서 어렵게 동생을 키운다. 그리고 '강아지똥'은 보잘 것 없는 강아지똥이 민들레를 도와 꽃을 필 수 있게 한다. 또 '무명저고리와 엄마'는 전쟁 때 많은 아이를 홀로 키운 뒤 다 떠나보내고 막내아들과 힘겹게 사시다 돌아가신다. 이처럼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는 외국동화와 달리 힘들지만 참고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외국동화는 공주, 왕자, 판타지 등의 이야기로 우리에게 환상, 상상력, 호기심을 준다. 예를들면 '백설공주'는 마지막에 왕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고 '피터팬'은 날아다니면서 악당을 물리친다. 아이들은 피터팬이 되고 싶어서 날아다니는 꿈을 꾼다. 그런반면에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는 전쟁이야기 즉, 우리의 아픈 역사를 얘기해준다. '몽실언니'나 '무명저고리와 엄마', '짱구네 고추밭 소동'은 모두 6.25와 일제강점기의 힘든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권정생 선생님 이전시대만 해도 외국동화와 같이 꿈과 상상을 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권정생 선생님 이후로 우리 역사에 대해 알려주는 동화가 많아졌다.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주인공인 점, 우리의 아픈 역사를 그대로 알려주는 점들이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를 특별하게 해주는 이유인 것 같다. 나는 권정생 선생님께서 계속 이런 이야기를 쓰셨으면 좋겠지만 이미 돌아가셔서 많이 아쉽다. 요즘 아이들은 어려운 것을 헤쳐갈 생각은 안 하고 피해가려고만 한다.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를 통해서 그런 아이들의 생각이 달라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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