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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참 재미있는 일이다. 벌써 발매된지 40년이 넘게 지난 작품이, 그 작품을 리메이크한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에도 발매되었다는 게. 특히 그 장르가 '장르 문학 중 한국에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인기를 끌어본 적 없는 장르'라고 우스갯소리로 얘기하고는 하는 바로 'SF'라는 것이.라지만 분명 그것은 광서방처럼 SF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참 반가운 일이고.이 책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1965년 발매되어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그리고 작년 극장판 애니메이션화된 작품.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꽤 즐겁게 보았고, 원작을 읽고 싶었던 차에 참 반갑게 즐겁게 읽었다.
읽으면서 처음으로 놀랐던 것은 이 작품의 작가가 '츠츠이 야스타카'였다는 것.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 중 읽은 것은 딱 한 권. '인간 동물원' 뿐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지독히도 비판적이고 꼬여있는, 그런 블랙코미디를 통해 디스토피아를 그려 인간 세상을 꼬집었던 그의 이미지와,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말랑말랑한(?) 느낌은 전혀 같은 작가라는 느낌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책이 1965년이라는, 작가로서의 매우 초창기에 씌여진 것이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옛날 책임에도 불구하고 책 자체의 재미는 손색이 없다. 오히려 '실생활 속에 녹아든 SF'랄까? SF의 광팬들이라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을만큼, SF 자체는 그 소재가 되고 있으면서도 아주 단순하게 처리되어 있고 그 대신 청소년 성장소설이나 로맨스 소설을 보는 듯한 그런 매우 대중적인 느낌의 글이다. 아주 쉽게 읽히는.총 3개의 단편(시간을 달리는 소녀, 악몽, The other World)은 각각 '타임리프(시간이동)', '트라우마', '패러랠 월드(다원우주)'라는 코드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그런 코드를 SF에 전혀 관심 없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녹여넣고, 그 세 개의 단편 모두에서 인간의 심리와 성장, 그리고 극복을 그리고 있다. 그렇기에 세 단편 모두 꽤 아름다운 느낌이고 동시에 풋풋하다.
어쩌면 참 늦게 접하게 된 이 작품, 관심은 있었으나 국내에 발간되지 않아 보지 못 했던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상당한 행운이다.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원작을 읽고 싶은 그런 큰 욕구를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실제 애니메이션이 그런 욕구를 느끼도록 교묘하게 만들어져 있다). 그런 욕구를 채워주는 책이며, SF 팬에게는 츠츠이 야스타카의 초기작이자,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던 수작 SF 작품을 한 권 더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애니메이션을 본 사람이라면, 혹은 볼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 rjdio95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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