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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아이’, ‘글씨 잘 읽는 아이’, ‘영어 잘하는 아이’
요즘의 많은 부모들은 이런 모습을 정해놓고 아이들의 언어를 발달의 척도이자 학습의 결과로 보고 있는 듯하다.
물론 언어가 발달의 한 척도이자 학습을 통해 획득되는 능력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언어를 반드시 가르쳐야 배우는 발달적 결과로만 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언어는 환경 속에서 상호작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발달되는 연속적인 과정이며, 언어 자체로서는 의사소통의 기능을 하는 도구이지만 그 기능은 사고의 과정과 별개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고, 어린이가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자 하는 태도를 가질 때 효과적으로 발달될 수 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어린이들의 언어발달에 있어서도 유창하게 말하고 글자를 잘 읽고 영어를 말하는 ‘보여지는 행동들’을 강화하는 노력을 한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연습하게 하고 틀리지 않도록 따라 하게 하면서 어린이가 언어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가 보다는 얼마나 잘하는가에 더 관심을 갖고 지도한다.
그러나 언어학습의 동기가 되는 것은 어린이가 언어에 대해 ‘재미있다’ ‘또 하고싶다’ ‘나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느낌과 성향이다.
인간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삶에 대한 태도를 다르게 갖게 된다. 특히 인생의 기초단계에 있는 영유아에게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자아개념을 갖는 것이 이후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긍정적인 자아개념은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갖는 것이다.
‘나는 독특하고 특별한 사람이고 그래서 나는 소중하다’
‘나는 사랑받고 있으며 필요한 사람이다’
‘나는 무엇이나 할 수 있지만 잘못하는 것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은 어린이가 스스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어린이 주변에 있는 어린이에게 의미 있는 어른들에 의해 주어지는 수용, 이해, 격려, 공감, 도전 등을 통해 점차로 형성되는 것이다. 말과 글을 잘 익히게 하는 목적 때문에 아이의 긍정적인 자아개념에 상처를 입히는 말과 행동이 부모에 의해 쉽게 자행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 보아야겠다.
사랑으로 포장된 부모의 욕심과 허영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를 ‘배운 말은 잘하지만 자신의 생각은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 ‘글자는 읽지만 글은 읽지 못하는 아이’ ‘영어를 못해서 자신감 없는 아이’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발달에는 기초성과 적기성, 누적성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영유아기는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발달시키는 결정적 시기가 되고
이것은 발달의 기초가 되어 다른 영역의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며,언어의 발달 과정에도 예외가 아니다. 아이의 언어발달을 돕기 위해 부모들에게 다음의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아이가 자신을 능력 있는 언어 학습자로 인식하도록 돕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아이가 현재 가지고 있는 언어능력을 언어교육의 출발점으로 하여 언어교육이 전개될 때 아이는 자신감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발달의 개인차가 있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은 다른 아이와 비교하여 ‘너는 왜 00처럼 말을 아직 유창하게 하지 못하니?’ ‘우리 아이는 00와 같은 나이인데 글자를 이렇게 모르다
니......’ 하며 걱정을 하고 개인차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가 현재 할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한다면 자신 있는 도전과 성취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될 때 아이는 즐겁게 배우고 즐거운 언어생활을 할 수 있게 되어 발달이 극대화 될 수 있다.
둘째, 언어발달은 풍부한 경험이 밑받침이 될 때 극대화 될 수 있다.
하나의 단어를 가르칠 때에도 직접적인 경험이 되도록 배려해준다면 개념의 확장과 함께 언어가 확장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과’라는 단어를 그림과 글자로 가르치기보다 사과를 만져보고 냄새 맡고 깎아서 먹고 갈아서 마시고 잘라서 속을 보고 하는 등의 경험을 하게 되면 아이는 사과에 대한 다양한 개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으로 풍부한 개념을 갖게 되면 이것은 표현 언어인 말하기와 쓰기의 기초가 되고, 또한 듣기와 읽기라는 이해 언어의 영역에도 중요한 밑거름의 역할을 하게 된다.
셋째, 언어발달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가 서로 관련을 가지고 통합적으로 발달되는 영역이다 .
즉 들은 후에 말하고 읽은 후에 쓰는 순서적인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어른처럼 정확하게 읽고 쓰지 못해도 말을 배우는 과정에서처럼 읽고 쓰는 체하거나 지어서 읽고 쓰는 행동들이 말하기와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발달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허용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내 아이의 감추어진 1%의 보석. 그 가능성을 발견해 내는 부모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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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경 - 핸즈 영유아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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