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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두려움을 떨쳐 버려라-누구나 잘 쓸 수 있다
애인이나 친구에게 편지를 쓰거나 회사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글을 한번 써 보려고 하면 막연한 두려움이 앞선다. 며칠을 고민하다 시작해 보지만 몇 줄을 이어가기 힘들다. 한두 줄 써 놓고 다음이 막혀 망설이다 또 하루가 간다.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이나 아닌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철저하게 우리 교육이 잘못된 탓이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훈련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때문이다. 작문 시간에 가르치는 것도 실질적인 글쓰기 지도가 아니라 이론 위주여서 막상 글을 쓰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글쓰기의 두려움에서 헤어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멋있는 단어나 표현을 동원해 거창하고 무게 있게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일반인이 전문가처럼 수준 높은 글이나 명문을 쓸 수는 없으며, 누구도 이를 기대하지 않는다. 공연히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수록 글은 더욱 써지지 않게 마련이다.
문장은 꼭 명문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글 쓰는 일을 신성시하던 것은 옛날 얘기다. 오늘날 명문이란 멋진 단어나 미사여구를 아로새긴 문장이 아니다. 자기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고, 남이 읽으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글이 현대의 명문이다. 부드러우면서도 쉽고 재미있는 글이 아니면 요즘 세대는 아예 읽지도 않는다.
커다란 지식과 글재주가 없어도 이미 가지고 있는 상식과 자신의 삶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처음 자전거를 탈 때는 넘어질까 두렵지만 몇 번 타다 보면 잘 타듯이 누구에게나 글을 잘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글쓰기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2.일단 말하듯 줄줄 써 내려간 뒤 다듬어라
글을 손쉽게 쓰는 방법은 간단하다. 두려움을 떨쳐 버리고 일단 말하듯 줄줄 써 내려가면 된다. 말하는 것과 똑같이 대화체로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는 얘기는 아니고, 말하는 것처럼 생각나는 대로 자연스럽게 적어 내려가면 된다는 뜻이다.
잘 쓰든 못 쓰든 상관없이 일단 생각나는 대로 적고 봐야 한다. 좋은 글이 되는가 아닌가는 다 써 놓고 볼 일이다. 처음부터 잘 쓰려고 한 꼭지에 매달리다 보면 글을 이어가기 힘들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다음 줄로 넘어가는 식으로 계속 써 내려가야 한다. 맞춤법에 일일이 신경 쓰면서 쓸 필요도 없다. 맞춤법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글을 쓰기는 어렵다. 다 써 놓고 궁금하면 사전을 찾아보고 고치면 된다.
글의 형식도 마찬가지다. 학교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이미 기본적인 글의 형식은 몸에 배어 있어 무슨 글이든 쓰는 데 지장이 없다. 편지를 쓰든, 시나 수필을 쓰든, 논술을 쓰든 그런 종류에 맞게 서술하면 그게 바로 형식이다. 글을 쓰는 목적에 어울리게 생각나는 대로 적어 내려가면 된다.
원하는 양의 두세 배를 적어 내려간 뒤 분량을 조절하고, 단락을 재배치하고, 문제가 있는 부분을 고치면 남에게 충분히 읽힐 만한 한 편의 글이 완성된다. 부드럽게 흘러갈 때까지 요리조리 다듬다 보면 결국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온다. 정성을 들이면 좋은 글이 만들어지게 돼 있다.
책에 실린 글이나 신문 기사 등 많은 사람이 보는 글도 반드시 전문가의 손을 거쳐 수정된 뒤 나간다. 그러한 글이 완전해 보이지만 원래 써 온 원고대로 나가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완전한 글을 쓸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끝까지 써내려 가는 것이다. 이것저것 따지면서 처음부터 잘 쓰려고 해서는 글을 완성하기 힘들다. 다 쓴 뒤 찬찬히 읽어 보면서 고쳐 나가면 누구나 크게 부족함이 없는 글을 작성할 수 있다.
3.논술, 이론 공부로는 실력이 늘지 않는다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 중엔 이론 책을 달달 외우는 사람이 있으나 그런다고 논술 실력이 느는 게 아니다. 정상적인 고3 학생의 경우 사실은 논술 이론을 따로 많이 공부할 필요가 없다.
기본적인 사고력과 문장력이 있으면 주어진 문제에 대해 자기 생각을 객관적·논리적으로 펼쳐 나가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논술은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수험생의 사고력과 표현력을 보는 것이지 그 이상이 아니다.
수학 문제를 풀 때 공식에 숫자를 대입해 답을 찾아내는 것과 글쓰기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논술을 쓸 때 주제문을 작성하고 개요를 짠 뒤, 서론·본론·결론은 이렇게 써야 한다는 식으로 가르치는 것은 그야말로 이론일 뿐이다.
고3 수험생 정도면 글을 어떤 식으로 써야 한다는 것쯤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다. 이론과 형식에 생각을 끼워 맞추는 식으로 공부해서는 글쓰기가 늘지 않는다. 이론적인 틀과 형식이 오히려 자유로운 사고와 독창적인 글쓰기를 방해한다. 제시된 문제의 요구에 맞게 자신의 생각을 나름대로 정리하고 결론을 이끌어 내면 된다.
이론 공부는 몇 시간이면 족하다. 글을 잘 쓰는 사람 가운데는 글쓰기 이론의 ‘이’자도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남이 쓴 좋은 글을 많이 읽어보고, 또 스스로 자주 쓰다 보면 그런 것들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 때문이다.
열심히 써 보면서 문장력을 키우면 무슨 글이든 잘 쓸 수 있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이론 공부에 시간을 빼앗기는 것보다 남의 글을 많이 읽어 보고, 한 줄이라도 더 써 보면서 사고력과 문장력을 기르는 것이 낫다.
4.글쓰기, 결국은 문장력이다
남들보다 글을 잘 쓰느냐 못 쓰느냐는 결국 문장력에서 판가름 난다. 문장력이 있는 사람의 글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물 흐르듯 부드럽게 굴러가고, 읽는 사람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가운데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쏙쏙 와 닿는다. 읽은 뒤의 여운도 좋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글은 몇 줄을 읽어 내려가기 힘들다. 같은 표현이 반복돼 지루하게 느껴지고, 무슨 말인지 몰라 다시 읽어 봐야 하는 등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짧은 문장이 계속돼 단조로움을 주기도 하고, 어떨 때는 문장이 너무 길어 숨이 차서 읽을 수가 없다. 모두가 문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장력이란 결국 자신이 하고자 하는 얘기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고, 읽는 이가 어떤 사람이든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끝까지 읽어 내려 갈 수 있게끔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러한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많이 읽어보고 자주 써 보면서 남의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지 않고도 짧은 시간에 글 쓰는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문장의 기본 원칙을 마음에 새기고 잘 지키면 된다.
2008학년도부터 적용되는 새 입시에서는 논술과 심층면접이 당락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학교나 학원에서 글쓰기나 논술 과목을 강화하는 등 변화가 일고 있다. 점점 중요성이 커져가는 글쓰기와 논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문장력을 길러두어야 한다.
문장에 관한 이론을 전달하는 책이 많이 나와 있지만 일반인이 읽고 소화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수학 공식처럼 어렵게 풀이해 놓아 보는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책도 있으며, 반대로 짤막한 문장의 몇 가지 예를 가지고 피상적으로 설명해 놓아 실제로 글 쓰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복잡한 이론을 배제하고 본인의 오랜 경험으로 알기 쉽게 정리한 ‘문장의 10계명’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쉬운 설명과 함께 풍부한 예문을 들어 놓았으므로 한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문장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논술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대학생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짧은 시간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출처:[문장기술](배상복 저, 랜덤하우스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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