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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레스토랑에서 미술 작품 전시회한다."
"그래, 누가 작품 전시회를 하는데?"
"누구긴, 엄마는! 내 그림을 6가에 있는 오크트리 레스토랑에 한 달 간 걸어놓는다고 했어!"
그러면서 우리 아이는 레스토랑의 위치가 그려져 있는 약도와 언제부터 전시될 것이라는 말한마디가 적혀있는 조그마한 종이 쪽지 한 장만을 전해 주었다.
"이게 전부야!"
"그럼 뭐가 더 필요한데!"
"상장은 않줬어!"
"상장! 상장이 뭐야?"
"최우수, 우수, 장려라고 쓰여진 두꺼운 종이 같은 것 안주던?"
"아니."
딸아이가 미국 카시스 국민학교 일학년 일학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어느날 집에 들어서자 마자 숨을 벌떡거리며 나에게 알려준 사건이었다.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너무나 궁금한 일이었기에 전시회가 시작한다는 첫날부터 찾아갔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레스토랑이었다. 구석 구석에는 고가구들이 알맞게 배치되어 있었고, 벽면에는 우리가 살고 있었던 도시 오스틴에서 활약하고 있던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이 걸어 있었다. 유명 화가들 그림과 함께 카시스 국민학교 아이들의 그림이 몇점 같이 끼어 있었다.
눈빛이 달라지는 아이를 보면서 `살아 있는 교육`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었다. 유명화가의 그림과 나란히 걸려 있는 자신의 그림을 보며 우리 아이는 무엇을 느꼈을까? 어느 누구의 칭찬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 순간에는 말로 하는 칭찬이 들리지도, 필요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종이에 인쇄된 상장이 무엇인지 알 필요도 없어보였다.
아이와 함께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유명화가들의 그림과 함께 걸려 있는 아이들 그림을 쳐다 보다가 문득 생생한 힘이 담겨져 있는 느낌을 받았다. 바닷속 풍경을 상상화로 그린 그림이었다.
"바닷속에 들어간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저렇게 잘 그려냈어?"
"응, 선생님께서 바닷 속에 관한 비디오도 보여줬구, 학교 미술실에 가면 커다란 어항에 물고기도 키우고, 우리 교실에도 물고기 키워. 그리고 미술 선생님 한테 물고기 사진들이 굉장히 많이 있어! 엄마, 신기하게 생긴 물고기들이 많아, 칼 같이 생긴 물고기도 있고, 염소 같이 턱 밑에 수염이 달린 물고기도 있어. 어떤 물고기떼들은 꽃다발 같애!"
"아, 그래. 얼마 동안이나 저 그림을 그렸어. 3-4시간 걸렸니?"
"엄마는. 3-4시간이 뭐야! 엄마는 그렇게 그릴 수 있어? 그려봐! 한 학기 내내 그린거야!" "한 학기 동안이나!"
"어떤 때는 물고기 사진을 보면서 아이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어떤 아이는 물고기가 움직이는 흉내도 내고 그랬어!"
어항 속의 실제 물고기도 보고 물고기의 움직임을 사진이나 비디오를 통해서 관찰하고 물고기가 움직이는 흉내도 내보고 하면서 아이들은 직접, 간접 경험을 충분히 한 다음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이야기였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 표현보다는 탄생시켰다는 말이 더 적합한 것 같았다. 그리고 유명화가들이 그린 그림과 나란히 걸어 놓을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칠 때도 그림을 그릴때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똑같은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유도한다면, 아이들은 살아있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 엄마고래와 아기고래의 사랑을 주제로 글을 쓰게 한다면, 고래에 관한 영화나 비디오도 보고, 책이나 잡지에서 고래에 관한 충분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주고 다음과 같은 간단한 사실을 알려준다음 고래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껏 상상해서 글을 쓰라고 한다면 아이들은 보다 쉽게 글을 써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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