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학년 글쓰기 수업 시간,
오늘의 수업 목표는 무생물에 입술을 붙여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고
내 마음을 담아 한 편의 시로 써 보는 거예요.
수다쟁이 꼬마들이 예쁜 입술을 여기저기 붙여놓고 수다들을 떨었지요.
제일 먼저 붙인 곳은 교실 벽이에요.
가은이는 하루종일 다리 아프게 서서 아이들이 오기를 기다리는 벽의 심심함을
조용히 이야기해주었구요.
예정이는 그 옆에서 기념사진을 찰칵하고 찍었어요.
예정이는 밖에 나가 냄비를 찾아 들고 선생님의 점심은 맛있게 만들어주었으나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못 먹었다고 대신 투정을 부렸지요.
가은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지만 그래도 그냥 있는 것만으로 뿌듯하다는
소화기의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했어요.
지연이는 하루종일 바쁘게 움직이는 시계를 벽에서 떼다가 인터뷰를 했구요
그 인터뷰를 거들던 예정이와 함께
잠시만 시계를 쉬게 해주자며 건전지를 빼고 시계를 한쪽에 잘 뉘어주었어요.
잠시 쉬게 해준 시계가 고맙다며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죠?
윤령이는 시계 뒤에서 잘 붙들고, 시계의 마음을 대신 전해주었답니다.
인터뷰가 재미있었던지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신이나서 이것저것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선생님 뚱땡이라고 낙서해놓은 칠판이 되어 자기들끼리 낙서하면 기분 나쁘다며
알아서 지우고 정리도 하더군요.
글쓰기 수업을 통해 드러나는 효과라는 게 이런 것임을 엄마들은 아실런지?
꼭 글을 잘 써야 효과가 나오는게 아니라 그보다 먼저
이렇게 생각이 달라지고 스스로 뭔가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교육의
효과인지....
"뒤에를 보세요. 지금도 낙서가... "
"그래서 기분이 나쁩니다."
"네 알았습니다. 그럼 지울게요."
시요? 생각만큼 잘 나오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의인화라는 표현법을 배웠으니 언젠가는 잘 써먹겠죠?
다음 주엔 의인화기법을 써먹은 동시를 일기로 써올지도 몰라요.
기대기대!
|
|
|
|
;)
;)
;)
;)
;)
;)
;)
